강력범 모인 ‘좁은 방’ 들어간 만화가
2018. 3. 1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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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블랙리스트·국정원 사찰 당한 김홍모 작가
학생운동·수감 경험 다룬 만화
“빵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따뜻했다”
드라마 법적대응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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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모 작가의 만화 에서 강력누범방 수감자들이 창살 밖을 내다 보는 장면. 보리 제공 “실제로 겪어보니까 제가 생각하던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근데 저도 그 사람들이 볼 때는 극렬 좌익운동가였던 거잖아요.”
김홍모(47) 작가는 1997년부터 8개월간 영등포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3수 끝에 들어간 홍익대학교에서 광주민주항쟁의 참상을 접하고 학생운동을 하다가 부총학생회장까지 돼 전국에 수배령이 떨어졌었다. 그가 배정된 방은 살인, 강도, 조직폭력 등 5대 범죄를 저지른 이들 중에서도 전과 3범 이상의 ‘빵재비’들이 모여 있는 강력누범방. 김 작가가 “다들 빵 생활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마찰은 피하고 최대한 재미있게 시간을 ‘깨려고’ 하는” 조직폭력과 강도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강력누범방에서 겪었던 일들을 이라는 만화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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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운동하다 감방 간 이야기 그려낸 김홍모 작가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만화 과 관련해 인터뷰를 마친 뒤 촬영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방장이자 ‘뼈대 있고 족보 있는’ 조직 내 넘버 투인 ‘상현이 형’은 신기하게도 조정래 , 황석영 같은 진보적 작가들이 쓴 대하소설을 소장하고 있다. 틈만 나면 일본어 공부를 하는 상현이 형은 김 작가가 감옥 생활에 적응해 초범들을 골탕 먹이자 “학생이면 학생다워야 할 것 아냐!”라며 호통을 치기도 한다. 나중에 출소해서 홍익대 학생회실을 찾아온 상현이 형과 몇 번 만났지만 지금은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이외에도 퇴물 건달 장소팔, 감기약을 많이 먹어 약간 모자란 앵벌이 용식이 등 다양한 사람들과 있었던 재미있고도 훈훈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지난 6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난 김 작가는 “정말 나쁜 사람도 있었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넣지는 않았어요. 범죄자를 미화시킨 것처럼 느낀 분들에겐 양해를 구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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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에서 건달 ‘상현이 형’은 학생운동으로 수감된 용민이가 초범들을 골탕먹이는 일반 재소자들처럼 행동하자 따끔하게 혼을 낸다. 보리 제공 만화에선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담지 않았지만 수감 생활 초반에는 동료들과 많이 싸웠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빨갱이’들을 싫어하는 택시강도 수감자가 “너희 마음은 알겠는데, 너네는 졌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우리가 민중과 학우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싸웠다는 생각에 그 말이 많이 아팠죠.” 극 중 주인공인 ‘용민’은 다른 구치소 내 처우개선과 김영삼 정권을 규탄하는 단식투쟁을 벌여 승리를 일궈냈다. 그 영향을 받은 같은 방 재소자들이 구치소장에게 ‘성실’이란 경례를 하지 않는 저항을 한다. “그분들이 ‘경례를 하지 않은 건 제게 주는 선물’이라고 하더라고요. 같이 시위를 하면서 저도 변하고 그분들도 변한 거죠. 제가 이분들의 마음을 얻었구나 하는 감동이 있었어요.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시간이기도 했고요.”
영화 처럼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그린 작품이 종종 나오지만, 처럼 90년대 학생운동을 다룬 작품들은 찾기가 힘들다. “그때는 절박하고 처절했죠.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떨어져서 볼 수 있게 됐어요.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이든 미투 운동이든 인간이 인간답게 존엄하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김 작가가 극 중 주인공의 이름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용민’이라고 쓴 것도, 이 일은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아온 모든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생운동·수감 경험 다룬 만화
“빵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따뜻했다”
드라마 법적대응 검토 중
김홍모 작가의 만화 에서 강력누범방 수감자들이 창살 밖을 내다 보는 장면. 보리 제공 “실제로 겪어보니까 제가 생각하던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근데 저도 그 사람들이 볼 때는 극렬 좌익운동가였던 거잖아요.”
김홍모(47) 작가는 1997년부터 8개월간 영등포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3수 끝에 들어간 홍익대학교에서 광주민주항쟁의 참상을 접하고 학생운동을 하다가 부총학생회장까지 돼 전국에 수배령이 떨어졌었다. 그가 배정된 방은 살인, 강도, 조직폭력 등 5대 범죄를 저지른 이들 중에서도 전과 3범 이상의 ‘빵재비’들이 모여 있는 강력누범방. 김 작가가 “다들 빵 생활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마찰은 피하고 최대한 재미있게 시간을 ‘깨려고’ 하는” 조직폭력과 강도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강력누범방에서 겪었던 일들을 이라는 만화로 풀어냈다.
학생운동하다 감방 간 이야기 그려낸 김홍모 작가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만화 과 관련해 인터뷰를 마친 뒤 촬영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방장이자 ‘뼈대 있고 족보 있는’ 조직 내 넘버 투인 ‘상현이 형’은 신기하게도 조정래 , 황석영 같은 진보적 작가들이 쓴 대하소설을 소장하고 있다. 틈만 나면 일본어 공부를 하는 상현이 형은 김 작가가 감옥 생활에 적응해 초범들을 골탕 먹이자 “학생이면 학생다워야 할 것 아냐!”라며 호통을 치기도 한다. 나중에 출소해서 홍익대 학생회실을 찾아온 상현이 형과 몇 번 만났지만 지금은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이외에도 퇴물 건달 장소팔, 감기약을 많이 먹어 약간 모자란 앵벌이 용식이 등 다양한 사람들과 있었던 재미있고도 훈훈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지난 6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난 김 작가는 “정말 나쁜 사람도 있었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넣지는 않았어요. 범죄자를 미화시킨 것처럼 느낀 분들에겐 양해를 구합니다”라고 말했다.
만화 에서 건달 ‘상현이 형’은 학생운동으로 수감된 용민이가 초범들을 골탕먹이는 일반 재소자들처럼 행동하자 따끔하게 혼을 낸다. 보리 제공 만화에선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담지 않았지만 수감 생활 초반에는 동료들과 많이 싸웠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빨갱이’들을 싫어하는 택시강도 수감자가 “너희 마음은 알겠는데, 너네는 졌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우리가 민중과 학우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싸웠다는 생각에 그 말이 많이 아팠죠.” 극 중 주인공인 ‘용민’은 다른 구치소 내 처우개선과 김영삼 정권을 규탄하는 단식투쟁을 벌여 승리를 일궈냈다. 그 영향을 받은 같은 방 재소자들이 구치소장에게 ‘성실’이란 경례를 하지 않는 저항을 한다. “그분들이 ‘경례를 하지 않은 건 제게 주는 선물’이라고 하더라고요. 같이 시위를 하면서 저도 변하고 그분들도 변한 거죠. 제가 이분들의 마음을 얻었구나 하는 감동이 있었어요.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시간이기도 했고요.”
영화 처럼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그린 작품이 종종 나오지만, 처럼 90년대 학생운동을 다룬 작품들은 찾기가 힘들다. “그때는 절박하고 처절했죠.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떨어져서 볼 수 있게 됐어요.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이든 미투 운동이든 인간이 인간답게 존엄하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김 작가가 극 중 주인공의 이름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용민’이라고 쓴 것도, 이 일은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아온 모든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