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웅의 여행톡] 물과 불, 원시 비경과 황홀경

Posted by benant
2018. 4. 5. 07:43 카테고리 없음
느릿느릿 떠나는 중국 츠수이(적수) 걷기여행
곳곳 폭포수, 그리고 다톄화의 치명적 아름다움



쇳물의 불꽃 향연 '타철화'. /사진=박정웅 기자샛노란 쇳물이 춤춘다. ‘삼세번’이라 했나. 무쇠의 불꽃 역시 ‘삼세판’이다. 단단하고 시커먼 무쇠는 용광로에서 거센 불길을 만나 노랗고 무른 꽃으로 핀다. 이윽고 하늘로 솟구친 쇳물은 서로를 놓아 ‘쇠꽃’으로 산화한다. 허공서 제 명을 다하지 못했다는 악다구니인가. 쇳물은 땅을 할퀴더니 기를 쓰듯 생애 마지막 불을 토한다.

쇳물의 장단에 사람 또한 춤춘다. 호기심에 무턱대고 다가섰다가 대뜸 쏟아지는 불똥에 갈팡질팡. 아예 멀찌감치 내뺀 곳, 쇠꽃의 황홀경에 이끌렸다간 또다시 허둥지둥. 춤 또한 삼세판인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 쇠꽃의 향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발끝만 그 놀림이 가볍고 경쾌하다.

단단하고 시커먼 무쇠는 무르고 노란 본성을 품었나. 쇳물이 그리는 쇠꽃, 다톄화(打鐵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