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남 “인기에 취하면 안돼, 한 단계씩 천천히” [인터뷰]

Posted by benant
2017. 6. 3. 00:13 카테고리 없음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반응이 이렇게까지 좋을 줄 몰랐는데, 너무 행복하죠. 사람들이 제 얘기만 하면 웃고 그러니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힙(Hip)한 남자. 둘째가라면 서러운 패셔니스타. 그런데 이 사람, 입만 열면 반전이다. 순박한 시골청년이 따로 없다. 구수한 사투리에 점점 빠져든다. 모델 출신 배우 배정남(34)이 예능에서 빛을 발한 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른다.

영화 홍보 차 출연한 ‘라디오스타’(MBC)에서 그의 예능감이 빛을 발했다. 건강한 마인드까지 돋보였다. ‘슈어, 와이 낫?(Sure, Why not?)' 그가 내뱉은 긍정의 말 한마디는 단숨에 유행어가 됐다.

“졸지에 유행어도 생기고, 얼마나 좋습니까? 제가 무슨 말만 하면 다들 ‘슈어 와이 낫’ 하더라고요.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드는 게 어쩌다 얻어걸려 생긴 거죠. 전 지금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 저를 보면 사람들이 웃잖아요. 기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게 좋네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정남은 갑작스런 인기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인터뷰 이후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또 한번 웃음 폭탄을 터뜨린 그가 지금쯤 얼마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지.

그가 출연한 영화 ‘보안관’까지 흥행에 성공했다. ‘보안관’은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오지랖 넓은 전직형사(이성민)가 서울에서 내려온 성공한 사업가(조진웅)를 홀로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로컬수사극. 지난달 3일 개봉한 영화는 손익분기점(200만명)을 훌쩍 넘기며 260만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불러 모았다.

극 중 배정남은 에어컨 설비 기사 춘모 역을 맡은 촌스러운 ‘시골 아재’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 남다른 의미를 남길 만한 작품이다. 2009년 드라마 ‘드림’(SBS)부터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2012) ‘베를린’(2012) ‘마스터’(2016)까지 연기를 해오면서 이토록 뜨겁게 주목받은 적은 처음이다.

“욕심 안 내고 들뜨지 않고 천천히 가려고요. 저는 (인기나 유명세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모델 처음 시작했을 때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가려고요. 금방 잘 되면 금방 꼬꾸라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좀 늦더라도 천천히 가려 합니다.”



-‘보안관’을 통해 처음 코믹 연기를 경험해봤는데.
“네. 근데 우리는 되게 진지했어요. 코믹이라기보다 휴먼이라 할 수 있죠. 전 사실 더 하고 싶었어요.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런 갈증이 계속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드디어 보여주는 구나 싶었어요. 되게 좋았죠. 이 역할을 만나 행복했어요.”

-춘모 캐릭터와 실제 본인에게 닮은 구석이 많은가.
“주위 사람들은 (실제 제 성격이 어떤지) 다 알죠. ‘라스’ 나갔을 때가 거의 90% 이상 제 모습이었어요. 춘모도 실제 저와 되게 가깝고요. 지금 이 모습이 제 모습이에요. 거짓 없고 가식 없고.”

-기존 딱딱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답답함이 있었겠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 생각했어요. 이제껏 맡았던 역할들도 다 영광이었고요. ‘내 스스로 준비를 잘 해나가면 언젠가는 때가 오지 않겠나’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어요.”

-영화 공식 일정이 끝나고 울었다던데.
“아, 쫑파티 때요. 혼자 오래 살다가 (지방촬영 때문에) 이 팀과 계속 같이 지냈잖아요. 그런데 쫑파티 끝나고나서 혼자 집에 갔는데 되게 삭막한 거예요. 다시 함께할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더라고요.”

-원래 눈물이 많은 스타일인가.
“최근에는 좀 그렇더라고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하니까. 원래는 참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근데 이제 나이를 먹으니까 눈물이 나대요(웃음). 고맙던 게 한 번에 느껴지고 와 닿으니까. 이성민 선배님이 안 계셨으면 이렇게 못 해냈을 거예요.”

-부산 사나이가 2002년 홀로 상경해 15년간 서울 생활을 했다. 모델 데뷔는 어떻게 하게 됐나.
“제가 부산에서 옷가게를 했어요. 근데 김민준 형님이 가게에 왔다가 ‘혹시 모델 해볼 생각 없느냐’고 추천을 한 거죠.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었는데 괜찮은 회사를 소개해주겠다고 해서 가보게 됐죠. 첫 소속사가 모델 시절 강동원 형이 소속돼 있던 ‘더 맨’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