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영역 파괴시대… 아나운서도 장점 활용하면 콘텐츠 개발·생산할 수 있죠”
2017. 6. 2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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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 시구 도운 웹예능 ‘마구단’ 제작한 이성배 MBC 아나운서 / 보미 ‘개념 시구’로 야구팬들에 호응 / 시구준비 과정 등 재미·궁금증 이끌어내 / 모바일 콘텐츠 돈 안된다는 선입견 탓 / 제작비·촬영 발로 뛰며 지원 받아 / 보미 내세운 ‘투수편’ 이어 ‘타자편’도 준비
‘거의 선수 자세다, 역대급 개념시구다, 예쁜 척하는 연예인들보다 훨씬 좋아보인다, 최고다 윤보미….’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삼성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선 걸그룹 에이핑크 보미에 대한 야구팬들의 반응이다. 칭찬 일색이었다. 보미는 모자부터 유니폼, 스파이크 야구화까지 선수처럼 갖춰 입었다. 이른바 ‘농군스타일’로 양말을 무릎 밑까지 야무지게 올렸다. 똑 떨어진 단발머리는 ‘잘 해 내리라’는 의지를 뿜어냈다. 시구자 예우 차원의 짧은 거리는 거부하고 ‘투수판’을 밟고 섰다. 비장한 눈빛으로 와인드업한 뒤 오른팔을 힘껏 돌렸다. “스트라이크!” 속도까지 빨랐다. 구속은 얼마였을까.
“그건 다음주 월요일(7월3일) 영상클립에서 공개돼요. 보통 경기장 전광판에 구속이 뜨는데 공개되지 않게 미리 조치해 놨습니다. 중계를 했던 KBSN스포츠 채널에도 양해를 구했고요.”
MBC 이성배 아나운서의 말이다. 아니, 보미의 시구 연습을 도운 웹 예능프로그램 ‘마구단’(소녀 마구를 던지다) 제작자 이성배의 말이다. 그는 26일 세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마구단과 웹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웹 예능 ‘마구단’에서 야구 전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에게 투구 자세를 배우는 에이핑크 보미. 구속 100㎞를 목표로 연습한 보미는 최근 경기장에서 ‘개념시구’를 선보여 야구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MBC 제공마구단은 지난 19일부터 MBC 공식 페이스북과 카카오TV에서 공개되고 있는 웹 예능이다. 매주 월, 목요일 4분짜리 클립을 오전과 오후 두번 공개한다. 보미는 이 프로그램에서 ‘전설’로 불리는 90년대 야구스타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지도를 받아 시구를 준비했다. “그동안 시구는 너무 장난스럽고 여자 연예인의 매력을 보여주는 데만 신경 썼어요. 하지만 야구팬들은 시구하는 사람의 자세를 더 중요시하거든요. 그래서 야구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시구를 제대로 준비해보자, 그리고 그 과정을 콘텐츠로 살려보자는 취지로 기획했습니다.”
귀엽고 털털한 성격의 보미와 무게감·예능감을 동시에 갖춘 정 위원의 케미는 화려한 볼거리 없이도 재미를 만들어낸다. 목표는 시속 100㎞로 던지는 것이었다. 20일 시구 뒤 구속이 공개되지 않자 누리꾼들은 영상을 보며 직접 초를 재어 계산했다. ‘70대 초반일 것이다’, ‘80대는 나왔을 것이다’ 등 다양한 분석이 등장했다. 개념 시구로 화제를 만들고, 야구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해 프로그램을 알리려는 제작자의 계산이 맞아떨어졌다.
마구단은 이 아나운서가 기획한 작품이다. 10년차 아나운서로 그간 방송에 출연해왔던 그는 이번 콘텐츠를 만들면서 철저히 방송에 안 나오는 일만 했다.
“대학 때 영화감독을 꿈꿨었어요. 인터넷 방송에서 피디를 하기도 했었죠. 이전의 경험들을 살리고 싶었고, 지난 5년간 모바일 시장에 대해 공부했기 때문에 모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