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되새기는 순국선열 희생정신

Posted by benant
2017. 6. 6. 06:34 카테고리 없음
오늘 다시 현충일을 맞으며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기린다고 하면서도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6·25 참전유공자가 사망할 경우 제공되는 영구용 태극기에 관한 행정 처리가 그 하나다. 참전유공자의 관에 덮을 태극기가 공식 증정되긴 하지만 정작 그 배달 비용은 예산에 책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태극기를 받으려면 유족들이 국가보훈처를 직접 방문하거나 착불 형식의 택배로 받아야 하는 사정이라고 한다.

참전유공자가 마지막 가는 길에 있어서조차 이런 식이라면 우리 보훈행정의 현주소를 미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최근 참전유공자인 부친이 타계함으로써 태극기를 신청했던 그의 아들은 “내가 꼭 구걸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언론에 서운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담당자가 태극기를 받고 싶으면 받고, 싫으면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담당자만의 문제도, 택배비만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 보훈행정 전반에 도사리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할 뿐이다.

국가보훈처가 최근 전국 보훈의료기관 4곳에 관련 기관장들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세워 야기된 논란을 새삼 떠올리는 것도 그런 때문이다. 표지석 제작에 모두 6000만원이 들어갔다고 하니, 최소 2000명의 대상자에게 태극기를 부쳐줄 수 있는 금액이다. 표지석 세운 것을 잘못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유공자들의 마지막 길을 전송하는 태극기 택배비 책정도 안 된 상황에서 기관장 ‘공덕비’를 세웠다는 사실을 어느 누가 쉽사리 납득할 수 있겠는가.

법으로 규정된 참전유공자들에 대한 예우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도 이 기회에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역병들의 월급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월 22만 ...